150521 목요일 : 영화 '플랜맨' The Plan Man 책과 영화의 숲

성시흡 감독, 정재영, 한지민 주연, 주진모, 차예련 출연
신경쇠약증에 결벽증 환자인 정석(정재영)이 사랑에 빠지면서 변해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 그 과정에서 사랑의 대상이 바뀌기도 하고, 여주인공 소정(한지민)의 상처 또한 치유되며, 천재였던 정석이 왜 이렇게 살 수 밖에 없었는지가 (구구절절하게) 설명된다. 어찌 보면 단편 영화 서너개를 붙여놓은 느낌. 소소한 이야기들이 미소짓게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큰 감흥은 없다. 이야기 구조가 전형적이란 느낌도 들고, 뭔가 틀을 박차고 나가지 못한 느낌. 클라이막스가 너무 설명적이라 영화 보다는 에세이나 지루한 소설같다.

차예련은 배우로서 참 개성있는 마스크인데 왜 항상 이렇게 정적인 캐릭터만 맡을까. (참고로 그녀가 출연한 영화 중에서 내가 본 작품은 '플랜맨, 제7광구, 구타유발자들'이다) 차예련과 한지민의 역할이 바뀌었다면 더 재밌게 봤을텐데. (물론 그랬다면 투자가 안됐겠지)

한지민은 볼때마다 '청연' 생각이 난다. 그 영화의 이미지가 너무 각인 되어서 그런가. 그래서 그녀를 볼 때마다 故장진영 얼굴이 함께 떠오른다.



윤종찬 감독 / 장진영, 김주혁 주연
(2005. 12 춘천 프리머스 with 강아지풀)

[청연]을 보고 나오는 나의 이성과 감성은 충돌하고 있었다. 머리는 차가웠으나 가슴은 부풀어오르고 있었다. '방금 청연을 봤다. 삶이란 이런 거구나' 라고 누군가에게 문자를 보내는 순간에도, 박경원 뿐 아니라 우리 모두를 억누르고 있는 친일논란이 또 한번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이것은 내가 보고 싶었던 이야기이다. 너무 아름다워서 치명적인 毒, 윤종찬 감독은 또 한번 위대한 영화를 만들어냈다. 굳이 실존 인물이 아니었어도 괜찮았을 것을.

박경원을 미화했다고 생각진 않는다. "조선이 네게 해준게 뭔데?"라는 지혁의 말을 들으면서, 그 시대를 살아보지 않은 우리가 너무 '친일'이라는 단어에 폭력적으로 반응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청연]은 정치적인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것은 이 영화의 태생적인 한계이고 그것이 우리의 비극이다. '허구'로서 너무나 아름답고 잘 만들어진 이 영화가 그러한 이유로 관객에게 외면받는 것을 보는 일은 너무나 고통스럽다.

★★★☆


spectator's cut
제국주의의 치어걸, 누가 미화하는가 : http://www.ohmynews.com/articleview/article_view.asp?at_code=299511
그녀에게 친일 멍에를 들씌우지 말라 : http://www.ohmynews.com/articleview/article_view.asp?at_code=301004  

아, '청연'이 벌써 10년전 영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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