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526 수요일 : 머뭇거리다 기억의 숲

사까이는 머뭇거리다 말했다. 나 다시 공무원 시험 준비한다. 무려 10년이 넘는 세월을 포기와 재도전을 반복하는 중이다. 이제는 교육행정 최말단 공무원 자리다. 말이 공무원이지 어릴적 초등학교의 각종 궂은 일을 도맡아 해주던 소사아저씨 자리다. 그나마도 치열한 경쟁을 거쳐야 한다. 시험까지 한달반, 그런데 사까이는 세차와 자동차 정비와 롯데리아 햄버거 세트를 사들고 나에게 오는데 반나절을 써버렸다. 

나이가 들수록 꿈은 작아진다.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불가능한 꿈을 가지자'라던 체 게바라의 말을 듣고 감동했던게 어언 2천년 전이던가. '망원동 인공위성'을 보면서 송호준이 인공위성 프로젝트에 1억을 쓰는 것이 부질없어 보인 것은 나도 현실의 때가 묻었기 때문이겠지. 원대한 미래를 위해 오늘을 포기할 것인가, 하루 하루의 행복이 쌓여 행복한 삶이 되는 것이라 자위하며 하고 이 순간을 즐길 것인가.

어쨌든 또 하루는 시작되었다. 오전 10시. 나는 세수도 하지 않고 모자를 푹 눌러쓴 채 매장에 앉아 일을 하고 있다. 5월 27일, 겨울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 여름 초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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