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704 토요일 : 영화, 극비수사 The Classified File, 2015 책과 영화의 숲

곽경택 감독, 김윤석, 유해진 주연, 송영창, 이정은, 장영남 출연

한국판 버디무비의 좋은 예. 경찰과 도사. 이 창의적인 결합, 게다가 실화. 곽경택 감독의 영화는 최고는 아니지만 종종 배우들에게 최선의 결과물을 이끌어낸다. '친구'의 장동건과 유오성, '친구2'의 김우빈, '똥개'의 정우성. '극비수사'가 이 영화들과 다른 게 있다면 이미 연기로는 한 경지에 오른 두 명의 주연배우와 함께 한다는 것. 그리고 감독과 두 大배우의 시너지를 보는 재미가 굉장하다는 것. 게다가 조연 배우들은 다 어디서 끌어모았는지. 아직도 이렇게 좋은 배우들이 숨어 있었나 싶을만큼 다양한 캐릭터와 배우를 보는 맛이 쏠쏠하다. 이상하게도 나는 곽경택 감독 영화가 재밌는데, '친구2'도 다들 별로라 할때 난 재밌었고, '챔피언'도 '똥개'도 심지어 '태풍'도 그렇게 재밌을 수가 없었다. 뭔가 아기자기한 맛은 없고, 선이 굵은 스타일인데, 망설임 없이 밀고 나가는 내러티브와 그 안의 마초 캐릭터들과 나름 재현에 공을 들인 세트들과 각 시대별 에피소드들에 관심이 많아서 그런가. 

물론 '극비수사'에도 불만은 있다. 이를테면 뭔가 편집이 되다만 듯한 애매한 장면들, 애매한 캐릭터들. 중국집 배달원의 미행 에피소드, 좀더 살렸으면 어땠을까 싶은 서울 수사본부 반장 캐릭터, 치밀한 준비와 계산이 아닌 우연한 만남에 의해 잡혀버리는 유괴범. 생각해보면 '세븐'(데이빗 핀처)의 스타일도, '살인의 추억'(봉준호)의 유머와 그 속의 날카로운 풍자도, '조디악'(데이빗 핀처)이나 '양들의 침묵'(조너던 드미)의 서스펜스도 이 영화는 갖고 있지 않다. 그러나 곽경택 감독의 영화는 스릴러 안에 끊임없이 한국인의 어떤 정서를 담아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것을 한恨이라 불러야 할지, 인정이라 불러야 할지, 아니면 추억이라 불러야 할지 모르겠지만. 그래서 평범한데 또 그래서 독특하다. 그리고 나는 그 맛이 좋다. 박찬욱이나 봉준호처럼 벽에 걸고 바라봐야 할 완성된 하나의 작품이 아니라, 씹고 뜯고 맛보고 음미하는 즐길거리의 느낌이랄까. 

아무튼 '극비수사'는 정말로 오랜만에 실컷 즐기면서 본 버디무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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