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남결영 & 정소동 밀회의 숲

남결영, 유덕화와 매염방
마치 나의 추억인 것처럼 사진이 애틋하다
매염방은 하늘나라에 잘 잠들어 있겠지

남결영
: http://blog.naver.com/bidaru40/60190062806

정소동은 데뷔작 <생사결>(1983)부터 자신의 색깔을 분명히 했다. 그리고 호금전의 영향을 공공연히 언급했다. 닌자들이 커다란 연을 타고 습격하는 장면 등은 놀라웠다. 거인과 싸우는 장면 또한 조악해 보이는 듯하면서도 무척 신선하다. 부산 태종대에서 촬영된 <생사결>의 마지막 바닷가 장면은 역시 호금전의 <충렬도>(1975)나 <공산영우>(1979)의 마지막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또 다른 뉴웨이브 동료 담가명 감독의 포스트모던 무협영화 <명검>(1980)의 무술을 지도한 것도 그다. 허안화의 <호월적고사>(1981)와 서극의 <도마단>(1986) 등 그는 홍콩 뉴웨이브를 떠받치는 든든한 기둥이었다. 두 번째 작품인 ‘도시 무협’ <기연출사>(1985)에 이르기까지 정소동의 액션 연출은 황당한 듯하면서도 기발했다. 전형적인 고수들의 합 대결이 아니라 키치적인 아이디어들의 격전장이었다.

정소동의 아버지 정강 감독은 <14인의 여걸>(1972), <천망>(1974) 등을 만든 쇼브라더스의 대표적인 감독 중 하나였다. 장철 감독과는 아랫집, 윗집에 살았고 쇼브라더스 스튜디오를 내 집 삼아 드나들었으며, 이미 스무 살 때부터 아버지 영화를 비롯 쇼브라더스 영화들의 무술감독을 맡기 시작했다. 앞서 말했듯 원화평과 달리 신속한 작업 속도도 이때 익힌 것이겠지만, 반대로 데뷔 이후 과거 쇼브라더스 시절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을 구사하게 된 데도 당시의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가 무술을 맡은 <신용문객잔>(1992)은 직접적으로 <영웅>과 <연인> 액션 스타일의 원형이 된 작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며, 직접 연출을 맡은 <칠금강>(1994)은 중국 올림픽 체조 금메달리스트였던 리닝을 전격 캐스팅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어릴 적부터 쇼브라더스 무협영화의 관습에 지겹도록 익숙해졌던 그에게 끊임없는 도전과 창의성에 대한 갈증, 상상력을 요하는 무협 세계는 필생의 과제가 된 것이다. 그런 그에게 호금전은 영원한 마음의 영토였다.
- 주성철, 필름2.0 (2004,0916) '체이스 무협의 새로운 경지 <연인>의 액션 설계'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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