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719 日 : 영화, 덕수리 5형제 2014 책과 영화의 숲


전형준 감독, 윤상현, 송새벽, 이아이, 찬성, 김지민, 이광수 주연, 최종원, 성병숙 주연

"꿈속에서 아빠가 알려줫다 이 씨발새끼야"

만나기만 하면 티격태격 싸우는 덕수리의 5형제. 부모(최종원, 성병숙)의 재혼으로 가족의 연을 맺은 사이다. 윤리 교사인 수교(윤상현)는 온순한 성격, 타투이스트인 둘째 동수(송새벽)는 말보다 주먹이 앞서는 성격이다. 가족들은 그가 조폭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은 조폭문신 전문 타투이스트다. 셋째 현정(이아이)은 나이트 댄서에서 잘리고 백수가 된 왈가닥이다. 넷째 수근(황찬성)은 만년 경찰 공무원 지망생으로 정의롭지만 겁이많다. 막내 수정(김지민)은 유일하게 아빠 엄마와 함께 사는 중학생이다. 다섯 중에서 제일 멀쩡하다. 어느날 아빠 엄마는 집으로 5형제를 불러 모은다. 하지만 두 사람은 5형제가 모이기 전날밤 실종된다. 정년퇴직을 코앞에 둔 파출소장은 '떨어지는 낙엽에도 몸을 사리느라' 수사에 매우 비협조적이다. 5형제는 직접 아빠 엄마를 찾아 나선다.    

대체적으로 제목에 지명이 들어간 영화들은 배경이 되는 그 공간이 중요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덕수리 5형제는 덕수리가 아니라 '5형제'에 방점이 찍힌 영화다. 독수리 5형제에서 컨셉을 따온 것일 뿐, 시놉에 적힌 '충남 태안군 이원면 덕수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찾아보니 우리나라에는 2군대의 덕수리가 있다. 경기도 양평군 단월면 덕수리와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덕수리다). 5형제가 만들어내는 좌우충돌 코미디와 얼렁뚱땅 서스펜스가 이 영화의 포인트이자 가장 큰 즐거움이다. 

'덕수리 5형제'는 개봉당시 송새벽 때문에 관심을 가졌던 영화다. 그가 처음 유명해졌을때, 전에 없던 꺼벙하고 우유부단한 캐릭터가 참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그 틀에 갇혀있는 배우가 아닌가 염려되기도 했다. 반복되는 캐릭터는 곧 식상해질 테니까. 그런데 '도희야'(2014)에 이어 '덕수리 5형제'에서 송새벽은 전혀 다른 연기를 보여주었다. 그의 얼굴에서 우유부단함은 찾아볼 수 없고 폭력적이며 날카로운 눈매의 마초가 자리잡고 있었다. 기존 이미지 대로라면 사실 윤상현과 송새벽의 역할이 바뀌었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캐스팅부터 시작된 의외성이 이 영화의 매력이다.  

장르로 보자면 전반부는 코미디, 후반부는 스릴러다. 전반부의 경우 소소하게 웃기는 아이디어들이 꽤 있다. 일단 현정이 막무가내로 끌고온 호박 나이트 봉고차가 시골 마을을 누비는 풍경이 뭔가 생경하면서도 이채롭다. 수근의 어설픈 업어치기나 호박 봉고차 안에서 동수와 현정이 티격태격하는 내용이 확성기를 타고 울려퍼지는 장면도 재밌다. 하지만 빵빵 터지는 코미디 영화는 아니다. 작정하고 만든 코미디라기 보다는 새로운 컨셉의 스릴러 영화를 만들고자 했던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런점에서 후반부는 쬐끔 아쉬웠다. 범인을 찾는 과정이 억지스러웠다. 아무래도 훈련된 형사가 아니라 일반인들이 만들어내는 추리극이다 보니 그 과정이 치밀한 계산보다는 우연의 연속이었다. 범인 또한 예측 가능했다. 설마 이주노동자를 범인으로 만들지는 않을 테니까. (그렇다면 등장 인물 중에서 주인공들을 빼면 한명이 남는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를 비판할 생각은 없다. 내겐 소소한 즐거움을 안겨주는 영화였다. 애초부터 '덕수리 5형제'에 기대했던 것은 딱 이만큼의 코미디와 서스펜스 였으니까. 송새벽과 이아이라는 두 배우를 보는 즐거움도 컸다. '이아이'는 현정 캐릭터에 너무 딱 맞아서 다른 이미지를 찾기 어려웠다. 그녀가 출연했던 다른 영화들도 찾아봐야 겠다.  

- 엄마로 출연한 성병숙씨는 어딘가 낯이 익고 푸근하다 했더니 '미생'의 장그래 엄마.
- 캐스팅에 아이돌 한명씩 끼워넣는 게 완전 유행이네. 그런다고 흥행에 별 도움되는 것 같지는 않은데. 사실 난 찬성이 아이돌인지도 몰랐다. 에필로그 장면에서 닉쿤이 나오는 걸 보고 그제서야 2PM 멤버로구나 생각했다. '덕수리 5형제'에서 찬성은 나름 열연했다.  
- 5형제가 아니다. 5남매다. 그런데 왜 '독수리 5형제'로 불렀을까? '독수리 5형제'의 영어 제목은 gatchaman. gatcha는 i got it의 줄임말이다. 잡았다!맨?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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