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킹 기억의 숲

4. 교육 시작과 선배의 강의 
  
강의실 창 밖으로 짓눈개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EM이 틀어놓은 가습기에선 쉬이익 바람 소리가 났다. 강의실은 대학이나 학원가의 강의실보다 좀 더 가족적이고 따듯한 분위기였다. 그것은 아마도 마치 초등학교의 교실처럼 EM이 전담해서 꾸미고 관리하기 때문인 듯 했다. 책상과 바닥은 항상 청결했고, 강의실 한쪽 구석에는 언제나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온수기와 초코파이를 비롯한 주전부리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그리고 강의실 뒷벽에는 '솜씨 자랑'을 하듯  우리보다 한 기수 앞서 교육과정을 수료한 선배들의 그림이 걸려 있었다. 학사모를 쓰고 아들과 함께 웃고 있는 아주머니, 낙타를 타고 저 멀리 보이는 피라미드를 향해 가고 있는 사내, 그리고 퍼스트 클래스라고 대문짝만하게 써진 의자에 앉아 냄비 라면을 먹는 어떤 가족의 모습도 있었다. 그림들의 제목은 다 같았다. 'MY DREAM', 보험 설계사로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며 그려본 희망과 목표 같은 것들이었다.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왔다. 초등학교 때는 이 자리에 대통령, 과학자, 우주인이 그려져 있었다. 나이가 들수록 꿈이 소박해지는 것은 그만큼 흘러가버린 시간과 놓쳐버린 기회들의 반증일까. 그렇다면 나의 꿈은, 나의 시간과 기회는 얼마나 남아있나. 이제 겨우 삽십대 초반. 나는 선배들과 다르다. 갈곳이 없어 여기로 온게 아니다. 이것이 마지막 기회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성공하고 싶다. 어떤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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